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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전립선암을 '나이 든 남성에게 어쩌다 생기는 병'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지인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평소 가장 건강해 보이던 분이었거든요. 증상도 없었고, 본인도 몰랐고, 오직 검진에서 수치 하나가 걸렸을 뿐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이 암이 얼마나 조용히 진행되는지, 그리고 조기 발견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전립선 암의 위험신호
전립선암은 남성에게 생기는 암 중 발생 빈도 2위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증상이 있어도 전립선 비대증과 구분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자주 화장실을 찾거나, 다 봤는데도 잔뇨감이 남는 경우가 대표적인데, 많은 분들이 '나이 들면 다 이렇지'라며 넘겨버립니다. 지인도 처음에는 그랬다고 했습니다.
전립선암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여럿입니다. 50세 이상의 고령, 가족력, 서구화된 식단, 당뇨병, 비만, 흡연, 만성 전립선염을 포함한 요로 감염 등이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이 중 서구화된 식단이란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가공육 위주의 식습관을 말합니다. 실제로 서양에서는 전립선암이 오래전부터 남성암 1위일 만큼 식단과의 연관성이 꽤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서구화된 식단이 위험 요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고기·우유·계란까지 싹 끊어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선택이 옳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 3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이 무너지면, 오히려 당뇨병이나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두 가지 역시 전립선암의 위험 요인입니다. 가공육처럼 영향이 크다고 알려진 것은 멀리하되, 그 외 식품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봅니다.
암이 진행되어 국소 전이가 일어나면 혈뇨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원격 전이가 발생한 4기 이상에서는 체중 감소, 골절을 동반한 극심한 통증, 객혈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이 가장 자주 전이되는 곳은 뼈와 폐입니다. 이 단계까지 가면 5년 상대 생존율이 49.6%까지 떨어집니다. 반면 전립선 내에 국한됐을 때 발견하면 생존율이 103%에 달합니다. 이 수치가 100%를 넘는 이유는, 상대 생존율이란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 대비 생존율을 나타내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간 일반인보다 오래 사는 경우도 생긴다는 뜻이니, 조기 발견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숫자가 말해줍니다(출처: 국립암센터).
PSA검사-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암은 아니다
지인이 처음 이상 신호를 받은 것도 바로 이 검사에서였습니다. PSA(전립선 특이 항원)란 전립선 세포가 만들어내는 단백질로, 혈액 검사로 수치를 확인합니다. 전립선에 이상이 생기면 이 수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전립선암 선별 검사로 널리 쓰입니다. 현재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만, 전립선암 발병률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인 만큼 적극적으로 챙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사 권고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뉩니다. 가족력이 없다면 50세부터 2년에 한 번,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1년에 한 번 받아볼 것을 권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여기서 가족력이란 단순히 아버지의 전립선암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어, 가족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전립선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BRCA란 원래 DNA 손상을 복구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인데, 이것이 변이되면 암 억제 기능이 떨어집니다. 전립선암은 다른 고형암에 비해 이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편입니다.
다만 PSA 수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암은 아닙니다. 전립선염이나 비대증, 또는 직장 수지 검사나 초음파 같은 자극 후에도 수치가 오를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4ng/mL 미만이면 추가 검사 없이 경과를 보는 경우가 많고, 4~10ng/mL 구간에서는 전립선암일 가능성이 약 25%까지 올라갑니다. 10ng/mL를 넘으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감염 소견 없이 100ng/mL 이상이라면 약 70%가 전립선암으로 판별되어 산정특례 적용도 가능해집니다(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PSA 수치가 4 미만이어도 의사가 추가 검사를 권했을 때 "왜 이런 검사를 권하나" 하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도 있는데, 저는 그 판단을 신뢰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종합해 위험도를 판단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고, 드문 확률이라도 배제할 수 없다면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치료법 비교 — 수술이냐, 방사선이냐
전립선암이 3기 이하에서 발견됐다면 완치를 목적으로 한 치료를 고려합니다. 대표적인 선택지가 수술과 방사선 치료입니다. 어느 쪽이 더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이건 단순 비교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생존율에는 큰 차이가 없고, 환자의 상태와 우선순위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두 치료의 주요 차이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수술(전립선 절제술): 전립선을 완전히 제거하고 방광과 요도를 이어주는 방법입니다. 한 번의 치료로 암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요실금과 발기부전 발생 확률이 방사선 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수술 후 1개월 내 요실금은 약 50%에서 나타나지만, 6개월 후에는 90% 이상이 회복됩니다.
- 방사선 치료: 전립선에 표적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법입니다. 비침습적이라 수술이 어려운 분도 받을 수 있고, 요실금·발기부전 발생률이 낮습니다. 다만 요도 협착이 생길 수 있고, 1~2년 후 방사선으로 인한 방광염이나 장염으로 혈뇨가 심하게 나타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 국소 치료: 병변이 명확히 한 곳에만 있을 때 고집중 초음파 치료, 냉동 치료, 열 치료 등을 활용합니다. 부작용 확률이 낮지만 재발률은 앞선 두 방법보다 다소 높습니다.
또한 치료 전에 반드시 확인하는 지표가 글리슨 점수입니다. 글리슨 점수란 조직 검사에서 채취한 암세포의 분화도를 바탕으로 매기는 점수로, 앞으로 암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진행할지를 예측하는 데 씁니다. 6~7점이면 비교적 진행이 느리고 경과가 순한 편이라, 젊은 환자의 경우 수술 부작용인 발기부전이나 사정 불가능 등을 고려해 능동적 감시만 하기도 합니다. 능동적 감시란 즉각 치료하지 않고 정기 검사를 통해 암의 변화를 추적하는 방법입니다. 반면 글리슨 점수가 8점 이상이면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완치가 어려운 단계라면 호르몬 치료와 화학 항암 치료 같은 전신 치료로 암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호르몬 치료는 남성 호르몬 생산을 화학적으로 줄여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인데, 우울증·성욕 감퇴·골밀도 저하 같은 부작용이 따릅니다. 최근에는 면역 항암제와 방사성 표적 항암제 같은 새로운 치료 옵션도 등장하고 있어, 앞으로 선택지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술 후 삶 — 부작용과 일상 회복
지인이 진단을 받았을 때, 제가 솔직히 가장 먼저 걱정했던 것은 치료 후 삶의 질이었습니다. 수술 후 어떤 불편이 따르는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가 막막하게 느껴졌거든요. 직접 수술을 받은 게 아니라 제 경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인의 이야기와 관련 내용을 찾아보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전립선을 절제하면 몸의 특정 기능이 크게 저하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까지 전립선의 역할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임상적으로는 제거해도 큰 이상이 없는 조직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수술 자체에서 오는 부작용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세 가지는 요실금, 발기부전, 사정 불가능입니다.
요실금의 경우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90% 이상이 나아지지만, 1년 후에도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남아 있는 경우가 약 5%입니다. 이럴 때는 인공 요도괄약근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인공 요도괄약근이란 요도를 열고 닫는 기계 장치를 요도에 삽입하는 수술로, 버튼을 음낭 피부 안에 배치해 겉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1년 이상 심한 요실금이 지속되면 의료보험 적용도 가능합니다.
발기부전은 신경 보존 수술로 최소화할 수 있지만, 암이 신경 주변까지 침범한 경우라면 재발 위험과 발기부전을 감수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발기부전이 생긴다면 치료제나 주사제를 쓸 수 있고, 보형물 삽입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사정 불가능은 전립선과 정관을 모두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받은 모든 분이 경험합니다. 다만 쾌감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수술 후 주의사항으로, 자전거 타기나 승마처럼 안장이 전립선 부위를 직접 누르는 활동은 완전히 회복한 뒤에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이클 선수에게서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다는 통계도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저도 꽤 의외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버지가 전립선암이면 저도 무조건 걸리나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전립선암은 다른 고형암에 비해 유전의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편이지만, 전립선암의 절대 다수는 유전과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다만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일반인보다 10년 이른 40세부터 PSA 검사를 1년에 한 번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Q. PSA 수치가 4 미만이면 안심해도 되나요?
A. 4ng/mL 미만일 때 전립선암으로 판별되는 경우는 10% 이하로 드문 편이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의사가 추가 검사를 권했다면, 수치가 낮아도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이므로 따르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수치보다 추세가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Q. 전립선암에 지중해식 식단이 정말 도움이 되나요?
A. 지중해식 식단이 만병통치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과장됐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이 식단에 포함된 토마토의 경우 일부 연구에서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전반적으로 암과 만성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식단으로 평가받습니다. 극단적인 제한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에 가공육만 줄이는 방향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글리슨 점수 6~7점이면 치료 안 해도 되나요?
A. 글리슨 점수 6~7점은 진행이 느리고 경과가 비교적 순한 편이라, 치료 없이 15년 생존 확률이 80% 이상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능동적 감시만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배뇨 증상을 그대로 감수해야 하고 다른 장기로의 전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모든 분에게 치료를 권하거나 반대로 감시만 권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고,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건강검진을 미루지 않은 것 하나가 그분의 치료 결과를 완전히 바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무 증상이 없어도, 바빠도, 비용이 아까워도 일단 검사를 받아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제대로 와닿았습니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암입니다.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PSA 검사를 한 번쯤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가족 중 전립선암, 유방암,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40세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확인을 미루는 것보다, 정확히 알고 대비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제가 그 교훈을 직접이 아닌 지인을 통해 배운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