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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굶고 커피 한 잔으로 버티다가 지하철에서 갑자기 힘이 빠진 경험, 저도 주변에서 생생하게 목격했습니다. 저혈압이 있는 친구가 그날 이후 식사를 바꾸면서 깨달은 것은 뜻밖에도 단순했습니다.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매일의 식사 방식 자체가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저혈압과 식사습관, 뭐부터 바꿔야 할까
저혈압에 좋은 음식을 찾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식후 저혈압(postprandial hypotension)입니다. 여기서 식후 저혈압이란 식사 후 소화기관으로 혈류가 집중되면서 전신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밥을 많이 먹을수록 소화에 피가 몰리고,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 식사 후 나른하거나 어지러운 상태가 생기는 것입니다.
제가 친구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저혈압이면 짠 음식 좀 먹으면 되는 거 아냐?"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나트륨이 혈압을 올린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일부 저혈압 환자에게는 적절한 염분 섭취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친구가 알아본 결과는 달랐습니다. 저혈압이라고 무조건 짜게 먹는 것은 심장이나 신장 건강 상태에 따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친구가 가장 먼저 바꾼 것은 한 가지 음식이 아니라 아침을 꼭 먹는 습관이었습니다. 달걀 하나, 통곡물빵 한 조각, 두유 한 팩처럼 소박한 구성이었지만 "뭐라도 먹고 나가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과식 역시 식후 저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어 한 번에 많이 먹는 대신 나눠서 먹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달걀·통곡물빵·두유 등 간단한 구성으로도 충분)
- 한 번에 과식하지 않고 식사량을 나누어 먹는다
-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후 증상이 심해진다면 식사 구성을 점검한다
- 염분 섭취 조절은 개인 건강 상태를 고려해 판단한다
철분·영양소 부족이 어지럼증을 키운다
저혈압 증상과 빈혈 증상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어지럼증, 피로감, 눈앞이 흐려지는 느낌 모두 겹칩니다. 그래서 저혈압이 있는 사람이라면 철분(Fe) 수치와 함께 비타민 B12, 엽산(folate) 수치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엽산이란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부족하면 거대적혈모구성 빈혈을 유발해 만성 피로와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철분이 부족하면 철분제를 바로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생각에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도 처음에는 영양제부터 찾았지만, 알아볼수록 실제 결핍 여부를 혈액 검사로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보충제를 먹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영양소 보충제는 결핍이 확인된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음식으로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소고기·조개류처럼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먹을 때,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함께 섭취하면 비헴철(non-heme iron)의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비헴철이란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철분 형태로, 동물성 헴철(heme iron)보다 체내 흡수율이 낮지만 비타민 C와 함께 먹으면 흡수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친구는 시금치나 콩류를 먹을 때 오렌지 한 조각을 함께 먹는 습관을 들였다고 했는데, 제 경험상 이런 작은 조합이 꽤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비타민 B12는 육류, 생선, 달걀, 유제품에 들어 있고, 엽산은 시금치·브로콜리 같은 녹색 잎채소와 콩류에 풍부합니다. 매일 고기를 먹기 어렵다면 달걀 하나, 두부 한 모라도 단백질 공급원을 꾸준히 챙기는 것이 기본입니다.
수분섭취, 커피 마신다고 대신되지 않는다
친구가 식사 다음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이 수분 섭취였습니다. 솔직히 이건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혈압과 연관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그때였습니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량(blood volume)이 감소합니다. 여기서 혈액량이란 심장이 순환시키는 혈액의 총 양을 뜻하는데, 이 양이 줄어들면 혈압이 추가로 떨어지고 어지럼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
친구는 하루에 커피를 서너 잔씩 마시면서 정작 물은 거의 마시지 않았습니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체내 수분 손실을 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커피로 수분을 보충한다는 생각은 맞지 않습니다. 지금은 가방에 작은 물병을 챙겨 다니면서 조금씩 자주 마시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특히 더운 날이나 많이 움직인 날에는 탈수가 오기 전에 미리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더군요.
간식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달달한 빵이나 과자로 허기를 때웠는데, 요즘은 견과류, 요구르트, 과일을 미리 준비해 두는 날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견과류 한 줌은 준비하기도 간편하고 단백질과 지방이 있어서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을 먹으면 혈당이 빠르게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일시적으로 혈압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혈압이면 짠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하나요?
A. 나트륨이 혈압을 올리는 데 관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혈압이라고 무조건 짜게 먹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심장이나 신장에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염분 섭취를 늘리기 전에 본인의 건강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저혈압에 철분제를 바로 먹어도 되나요?
A. 일반적으로 철분이 부족하면 바로 철분제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결핍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복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혈액 검사를 통해 철분, 비타민 B12, 엽산 수치를 먼저 확인하고, 부족한 것이 있을 때 보충하는 방식이 더 적절합니다.
Q. 저혈압인데 밥 먹고 나면 더 어지러운 이유가 뭔가요?
A. 식후 저혈압 때문일 수 있습니다. 식사 후 소화기관으로 혈류가 집중되면서 전신 혈압이 일시적으로 내려가는 현상입니다. 한 번에 많이 먹거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했을 때 증상이 더 두드러질 수 있어, 식사량을 나누고 단백질과 채소를 함께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Q. 어지럼증이 반복되는데 음식만 바꾸면 나아질까요?
A. 어지럼증이 자주 반복되거나 갑자기 심해진다면 음식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저혈압의 원인은 탈수, 빈혈, 약물, 심장·내분비 문제 등 다양하기 때문에 진료를 통해 원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저혈압에 좋은 음식이라고 하면 뭔가 특별한 보양식을 먼저 떠올렸는데, 실제로는 아침을 거르지 않고, 철분과 단백질을 골고루 챙기고, 물을 꾸준히 마시는 기본적인 습관이 훨씬 현실적인 관리 방법이었습니다.
친구가 한 말이 계속 생각납니다. "저혈압에 좋다는 음식 하나를 찾는 것보다 밥을 안 굶고 물을 잘 마시는 게 나한테는 더 현실적이더라." 제 경험상 이 말이 맞습니다. 단, 어지럼증이 자주 반복되거나 실신, 가슴 통증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식단 조정보다 진료를 먼저 받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