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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친구가 한 달 만에 7킬로를 뺐다고 했을 때, 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저도 수년간 크고 작은 다이어트를 시도해봤지만 2킬로 빠지면 3킬로 찌는 요요현상의 굴레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는 운동도 딱히 안 하고 식단도 '적당히'만 했다는 겁니다. 비만 치료제, 구체적으로는 GLP-1 계열 주사제 이야기였습니다.

 

비만 치료제 주사

GLP-1 비만 치료제, 도대체 뭐가 다른 건가

제가 직접 써봤다기보다는, 주변 경험담을 모아서 판단을 내려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GLP-1이 뭔지부터 찾아봤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기존의 다이어트 약이나 보조제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무언가라는 걸 느꼈습니다.

GLP-1(Glucagon-Like Peptide-1)이란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쉽게 말해, 몸이 식욕과 혈당을 조절하는 데 쓰는 신호 물질인데, 비만 환자의 경우 이 신호 체계 자체가 망가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이 망가진 대사 체계를 정상 작동 범위로 다시 끌어오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단순히 식욕을 억제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뇌에서 설정된 '체중 셋포인트(Set Point)'— 즉, 몸이 유지하려는 기준 체중 — 자체에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체중 셋포인트란 시상하부가 설정한 목표 체중값을 말합니다.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이 셋포인트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값에 고정되어 있어서, 아무리 식단 조절과 운동을 해도 몸은 끊임없이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반발력을 만들어냅니다. 제가 수년간 2킬로 빠지면 3킬로 찌던 이유도,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상하부와 싸움을 했기 때문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출처: WHO — Obesity and overweight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성인 중 10억 명 이상이 비만 상태이며, WHO는 비만을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만성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맥락에서 GLP-1 치료제가 '대사 체계의 교정'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한다는 사실은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 GLP-1: 식욕·혈당 조절 호르몬으로, 비만 치료제의 핵심 작용 기전
  • 체중 셋포인트: 시상하부가 설정한 목표 체중값 — 고도비만 환자에서 비정상적으로 높게 고정됨
  • GLP-1 치료제는 이 셋포인트로 향하는 '지령' 자체를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작동
  • 단순 식욕 억제제와 근본적으로 다른 기전이라는 점이 핵심
요약: GLP-1 비만 치료제는 망가진 대사 체계와 체중 셋포인트에 직접 개입해, 기존 다이어트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체중을 조절합니다.

 

요요현상은 의지 문제가 아니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오랫동안 "결국 의지 문제"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저 자신도 포함해서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단식에 가까운 식단을 며칠 유지하면 몸이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간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마치 몸 전체가 '지금 생존 위기다'라고 잘못 인지하는 느낌이랄까요.

요요현상이 오는 이유는 의지력 부족이 아닙니다. 잘못 설정된 체중 셋포인트가 그대로 유지된 채, 외부에서 억지로 체중만 낮춰놓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스프링을 꽉 눌러둔 것처럼, 조금만 방심하면 원상복구가 시작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요요 이후 셋포인트가 이전보다 더 높게 재설정되기도 합니다. 몸이 '기아 상태를 대비해 더 저장해야 한다'는 방어 반응을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GLP-1 비만 치료제가 '끊으면 다시 살찐다'는 이야기도 다르게 들립니다. 고혈압 약을 끊으면 혈압이 오르고, 고지혈증 약을 끊으면 혈중 지질 수치가 나빠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약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근본 원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중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장기 투여,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 유지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이 맥락에서 충분히 납득이 됐습니다.

유튜브에서 열의 있는 트레이너들이 고도비만 환자를 몇 달 동안 매일 운동시키고 식단 관리해서 70~80킬로를 빼주는 콘텐츠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2년 후 근황 영상을 보면 상당수가 다시 살이 쪄 있습니다. 이게 실망스럽다기보다는, 체중 셋포인트를 바꾸지 않은 채 억지로 눌러뒀던 스프링이 튀어오른 것이라고 이해하게 됐습니다.

 

요약: 요요현상은 의지 문제가 아니라 체중 셋포인트의 반발력이며, GLP-1 치료제를 끊으면 살이 찌는 것도 같은 원리로 이해해야 합니다.

 

부작용, 무시해도 될까

친구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응원을 했지만, 솔직히 걱정스러운 마음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효과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이게 안전한 건지는 별개의 문제니까요. 제가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정리한 부작용 이야기를 공유해 드립니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오심(메스꺼움), 구역, 소화불량, 설사, 변비 같은 소화기계 증상입니다. 오심이란 구토가 나올 것 같은 불쾌한 느낌을 말하는데, 투여 초기나 용량을 올릴 때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용량 스케줄을 지키지 않았을 때입니다. GLP-1 치료제는 1단계부터 시작해 4주 간격으로 단계별 증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단계를 무시하고 처음부터 고용량을 맞거나 본인이 임의로 증량 속도를 높이면 부작용이 훨씬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응급실까지 실려갔다는 사례들도 대부분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 치료제가 필요한 수준의 비만이 아닌 사람이 맞는 경우도 부작용 위험이 높습니다.

'근육도 같이 빠지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자주 듣는데, 제 경험상 이건 우선순위가 좀 다릅니다. 인바디(체성분 분석) 결과를 보면 고도비만 환자가 체중을 감량할 때는 지방이 압도적으로 먼저 빠지고 근육 감소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출처: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 Semaglutide 임상 연구에서도 체중 감량의 대부분이 지방 조직에서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상 체중에 가까워진 이후에는 지방과 근육이 비슷한 속도로 빠질 수 있어서, 그 단계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 흔한 부작용: 오심, 구역, 소화불량, 설사, 변비 (투여 초기 또는 증량 시 주로 발생)
  • 반드시 1단계부터 시작, 4주 간격 증량 원칙 준수
  • 치료가 필요한 고도비만이 아닌 사람이 맞을 경우 부작용 위험 상승
  • 근육 손실 걱정: 고도비만 단계에서는 지방이 먼저 빠지는 것이 일반적
요약: 부작용은 대부분 투여 초기 또는 용량 스케줄 미준수 시 발생하며, 처방 지침을 지키는 것이 부작용 최소화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비만 치료제는 평생 맞아야 하나요?

A.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혈압 약을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오르듯, GLP-1 치료제를 중단하면 망가진 대사 체계가 다시 작동하면서 체중이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만 자체가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만큼, '끊으면 살찐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건 좋지 않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Q. 비만 치료제 맞으면 근육도 같이 빠지나요?

A. 고도비만 상태에서 체중이 줄 때는 지방이 먼저, 그리고 압도적으로 많이 빠집니다. 식이요법이든 비만 대사 수술이든 GLP-1 치료제든 방법과 무관하게 이 패턴은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다만 정상 체중에 가까워진 이후부터는 지방과 근육이 비슷한 속도로 줄 수 있어서, 그 시점부터는 근육 유지에 신경을 쓰는 게 좋습니다.

 

Q. 비만 치료제 부작용이 심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오심이나 소화 불량 같은 증상은 투여 초기에 나타났다가 점차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작용이 심하다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용량 스케줄 준수 여부입니다. 4주 간격 단계별 증량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임의로 고용량부터 시작한 경우 부작용이 훨씬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처방 의사와 상의해 용량을 조정해야 합니다.

 

Q. 식단 관리 없이 비만 치료제만 맞아도 살이 빠지나요?

A. 체중 셋포인트가 정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고 체중이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식단을 완전히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제 탄수화물과 당분을 습관적으로 과잉 섭취하는 행동은 줄이는 게 좋고, 굳이 먹고 싶지 않은 단 음식을 습관적으로 입에 넣는 행동 정도는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

제가 오랫동안 믿어온 건 땀 흘리는 운동과 스스로 관리하는 식습관이야말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믿음이 완전히 바뀐 건 아닙니다. 하지만 고도비만이라는 상태가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니라, 시상하부와 대사 체계 자체의 문제라는 걸 이해하고 나서는 GLP-1 비만 치료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비만은 방치할수록 심혈관 질환, 당뇨, 암 등 수많은 질병과 직결됩니다.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고 느껴진다면, 자책보다는 전문적인 치료를 먼저 찾아보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용량 스케줄을 철저히 지키고,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 아래 진행하는 것이 전제입니다. 친구의 결과를 지켜보면서 저도 계속 공부 중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bVY-fdRenQ